부부 창업가 조덕수 퀄크 공동대표(왼)와 이서영 공동대표/사진=이해진 기자
"ITRC 대학과 기업이 우리 부부처럼 결혼하는데 다리역할을 해줬습니다"

아내와 함께 스테인리스 멘브레인 필터 업체인 (주)콸크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 석·박사통합과정 6년차인 조덕수씨(28)는 지난 10월 기업가정신 프로그램과 관련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지난 8월 이수한 기업가정신 교육센터 가운데 에서 우수자로 선정된 데 이어 본격적인 창업에 나서며 벤처1세대멘토링센터 정식 멘티로 꾸준히 멘토링 받은 점을 인정받아서다.

조 대표와 아내 이서영 대표(32)는 현재 성균관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있으며 전국 25개 ITRC(Information Technology Research Center)대학 가운데 성균관대학교 차세대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센터의 센터장 정호균교수와 단결정학의 대가인 성균관대학교 윤대호교수 지도 하에 사업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부부는 스테인리스 멘브레인 필터 업체의 운영과 더불어 조 대표의 차세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조명 및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부친의 사업을 이어 종전의 종이망 필터 대신 스테인리스 멘브레인필터로 자동차의 엔진기관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종전의 종이망 필터에 비해 통유량이 많아 자동차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고 종이망 필터 자체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불순물까지도 제거할 수 있어 엔진기관을 보호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필터 내부에 자석이 부착돼 있어 엔진의 마찰로 생기는 쇳가루를 제거하는 장점도 있다.

이 대표는 "당사의 필터가 종이 슬러지를 발생시키지 않고 내구성이 강하다는 장점 때문에 굴지의 반도체 진공펌프업체에도 납품을 하게 되었다"며 "당사가 개발한 기술들 중 ‘다량의 철가루를 없앨 수 있는 기술’ 그리고 ‘축척된 슬러지 양을 자동 인식하여 필터 교체시기를 블루투스로 알려주는 IoT 기술’ 은 한번 장착하면 쉽게 교체할 수 없는 반도체 진공펌프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향후 해당 업계에 불편사항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거라 생각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필터를 생산하는 부친 대의 공장이 아닌 꾸준한 실험과 기술개발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게 나의 창업 취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술력에 불구하고 이 대표는 지난 7년 동안 이른바 죽음의 계곡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대표는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자금난과 영업력 부족으로 매 순간 죽음의 계곡에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조 대표는 공학대학 대학원에서 기술개발과 연구에 힘쓸 뿐 이를 사업으로 연결시키지 못했었다. 창업에 대한 생각은 있었지만 개발하고 연구한 기술들을 구체적으로 사업화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서다. 그러던 중 성균관대학교의 ITRC 센터에서 정 센터장을 만나면서 실제 연구한 기술을 사업으로 현실화하는 가능성을 열게 됐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인 아몰레드 연구의 권위자이자 삼성SDI 부사장 출신으로 기업에서의 경험을 두루 갖춘 정 센터장으로부터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과 사업에 대한 조언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조 대표는"학교에서는 연구를 위한 연구가 대부분이라 연구원들의 개발이 창업이나 사업으로 이뤄지기 힘들다"며 "ITRC와 기업가정신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새로운 눈을 뜨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는 구세대 사업가, 나는 구세대 연구원이었다"며 "각자 평행선을 달리던 사업가와 연구원이 결혼했듯 ITRC라는 다리를 통해 중소기업과 연구기관의 협업을 하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현재 하이브리드 올레드 기술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올레드는 청색을 내는 올레드에 양자점과 형광체를 접목한 필름을 부착해 백색 뿐 아니라 청색 및 적색 등 다양한 색의 조명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조명 디스플레 기술이다. 특수 필름을 이용해 색변환 물질을 노즐로 분사하는 종전의 기술보다 균일한 색의 조명을 구현할 수 있으며 원가 절감의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부는 입주한 ITRC 센터를 R&D 연구소로 활용, 기술개발을 통한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자동차 엔진에서 선박, 기차, 전철 등에 맞춘 필터를 개발할 계획이며 수처리 필터와 집진필터 등 친환경적 성격의 필터도 개발해 보급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아내의 필터에 IoT(사물인터넷)를 접목해 필터의 상태를 전달받도록 하는 기술을 생각하고 있다"며 "또한 현 조명과 디스플레이 기술에도 IoT를 더해 기술혁신으로 우리나라 1차산업 중 하나인 금속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ITRC 센터와 기업가정신 교육과 같이 중소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학생와 창업을 잇는 다리들이 많아져 나라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