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근거리무선통신 서비스 공모전 눈길 끈 수상 ‘이목구비’팀
 
“시각장애인도 건물 내부 훤히 꿰뚫죠”
 
기사입력 2013-03-07 16:56 기사수정 2013-03-07 22:28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서비스는 이미 수년 전부터 대중화가 기대됐지만 아직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NFC 기반 단말기는 비교적 널리 보급되는 추세지만 이를 활용할 만한 서비스가 시중에 별로 나와 있지 않은 탓이다.
NFC는 금융정보를 넣어 모바일 결제에도 이용할 수 있고 관광지 안내 등 다양한 정보를 얻는 장치로도 활용 가능해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계속 열려 있다.
 
최근 SK플래닛이 NFC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진행한 공모전에서 시각장애인용 NFC 서비스를 내놓은 대학생팀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목구비 팀이 내놓은 '귀로보다' 아이디어는 시각장애인이 외부에서 건물 안으로 진입했을 때 입구에서 스마트폰의 NFC 태깅을 통해 실내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목구비 팀은 이 아이디어로 이번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시각장애인들은 스마트폰으로 길 안내를 받을 때 외부에서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건물 내부에서는 무선랜(Wi-Fi)을 이용해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기존에는 시각장애인이 건물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갈 때 일일이 GPS를 끄고 무선랜을 켜는 등의 복잡한 설정을 해야 해 다소 번거로운 점이 단점이었다.
또 건물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지도를 내려받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많다는 단점도 있다.
 
이목구비 팀의 '귀로보다'는 NFC 태깅 한 번으로 GPS에서 무선랜으로 설정을 바꿀 수 있다.
NFC 태깅 과정에서 건물 지도 정보도 한 번에 내려받아 실시간 배터리 소모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최혜정씨는 "예전에 지하철을 탔는데 한 시각장애인이 안내견을 데리고 다니면서 스마트폰으로 전화도 걸고 문자메시지(SMS)도 보내는 걸 본 적이 있다"면서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인 환경은 마련됐다고 이해했으며
이들이 비 장애인들처럼 불편 없이 다닐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아이디어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향후 SK플래닛이 사업화를 위한 내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목구비 팀은 성균관대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됐다. 비교문화협동과정 대학원생인 서혜미씨, 디자인학과 최혜정씨, 전자전기공학과 장진수.최보락씨 등이다.
SK플래닛이 있는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만난 이들에게는 대학생 특유의 풋풋함과 발랄함이 물씬 풍겼다. 취업 등의 사정으로 서혜미씨와 최보락씨는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성균관대학교 학생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같은 과 동기인 장진수씨와 최보락씨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전혀 일면식이 없는 사이였다.
그러던 중 지난해 2학기에 우연히 학제간 융합형 수업을 함께 들으며 한 팀이 됐고 수업이 끝난 뒤에도 뜻이 맞아 SK플래닛의 공모전에 함께 도전하게 됐다.
장진수씨는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한 팀이 돼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현실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인데
이전에는 별로 교류할 기회가 없는 다른 과 학생들과 각자 다른 시각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한다는 점이 좋았다"면서
"우리 '이목구비' 팀은 운 좋게도 서로 손발도 잘 맞고 해서 수업이 끝난 뒤에 한 팀으로 공모전까지 나가게 됐고 결과도 좋아서 다행"이라고 웃어 보였다.
이번 공모전은 이들의 미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혜정씨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업종에서 전공인 시각디자인을 활용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공모전이 좋은 결과가 나면서 진로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장진수씨는 "취업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함께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목구비 팀은 각자의 계획이 있어 일단은 해산하지만 추후에 또다시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뭉칠 계획도 있다.
최혜정씨는 "앞으로 졸업하면 일반인 팀으로 해서 이 멤버 그대로 공모전 같은 데에 또 함께 출전해 볼 생각도 있다"며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대학생들이 내놓은 좋은 아이디어가 현실화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더없이 좋겠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