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비즈칼럼] 우리나라는 지난해 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 공식 가결했듯 모든 지표면에서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다. 뿌듯함도 잠시, 이제 우리 앞에 펼쳐진 모든 시장에서 선진국과의 숨 막히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
디지털 대전환과 팬데믹 이후 뉴노멀 시대의 인재 확보가 경쟁의 최전선이다. 선진국형 산업 생태계에서 필요한 인재는 창의적 문제 해결형 인재이자 탁월한 디지털 활용 능력을 갖춘 인재다.
지난해 12월 정부에서 발표한 ‘중견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연구개발 투자를 2021년 7.8조원에서 2022년 8.1조원으로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동시에 ‘전문인력 부족’을 기술사업화 추진 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반면 대학의 교육과정은 AI, 자율주행, 메타버스, NFT 등 혁명적 변화 대응에 여전히 부족함을 드러낸다.
산학협력선도 대학을 지원하고 육성해온 교육부의 LINC 사업이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년 사이 현장실습, 캡스톤디자인과 같은 산학 연계형 교육과정이 대학 캠퍼스에 자리 잡았다. 실무중심형 교육과정이 26% 증가하였고, 산학연계 교육에 동참한 대학생이 2020년 기준 13만명을 넘어 섰다. 사회 수요에 부응하여 대학이 유연하게 화답할 수 있도록 LINC 사업이 중추 역할을 해왔다는 방증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도 LINC 사업과 함께한 10년 동안 서로 다른 학문 간 융합이 자연스러워 지고, 캡스톤디자인과 창업 교육이 융합하는 등 산학협력 밀접형 교육과정이 정착됐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기술력을 기반으로 10개 특화 분야의 산학협동조합을 설립했고 280여 지역기업과 쌍방향 공유형 협업 모델을 탄생시켰다. 글로벌 생태계 변화에 부응하는 끊임없는 혁신 DNA가 자리 잡은 것이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시작된 3단계 산학연 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3.0)을 신산업과 첨단산업 중심으로 융합하고 재편했다. 학부뿐 아니라 대학원 과정을 포함하여 전문화된 산학연계 모델을 추구하고, 공유와 협업으로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3단계 사업을 통해 대학은 선진국 격변과 디지털 혁명을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시작 단계부터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적절한 방향 설정과 지원 역할이 필수적이다. LINC 3.0이 변화의 혁명기를 맞은 대한민국 청년들의 희망찬 미래를 펼쳐 가는 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